프롤로그: 금단의 숲
서쪽 국경에 위치한 금단의 숲은 오래전부터 마법사들에게도, 과학자들에게도 접근이 금지된 장소로 여겨졌다. 숲에는 마법과 기술이 공존하던 고대 문명의 흔적이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왔다.
키리엘은 숲의 가장자리에 서서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나무들을 바라봤다. 그녀의 스승 엘드란이 준 명령은 분명했다.
"숲의 중심부로 들어가라. 메카니아의 새로운 무기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야 한다."
그녀는 숲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속삭였다.
“뭔가 잘못되고 있어. 이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메카니아의 움직임
같은 시각, 에녹 역시 금단의 숲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임무는 간단했다. "에테르 디스럽터의 실험을 숲 속에서 실행하라." 메카니아 정부는 숲의 중심부에 있는 고대 에테르 에너지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하면 마법사 연합의 힘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에녹은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느꼈다.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숲이 아니야.” 그는 혼잣말을 했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의 기계 장치들이 작게 윙윙거리며 경고음을 냈다.
우연한 재회
숲의 중심부를 향해 가던 키리엘과 에녹은 또다시 마주쳤다.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경계심을 드러냈다. 키리엘은 마법의 기운을 느끼며 말했다.
“네가 여기에 온 이유를 안다. 하지만 숲을 더럽히게 두진 않을 거야.”
에녹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대꾸했다.
“마법사들이 항상 자연을 지키는 척하면서도 세상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억누르려 하지. 너희의 시대는 끝났어.”
키리엘은 그의 말에 화를 억누르며 물었다.
“그러면 네가 원하는 건 뭐지? 기술로 이 모든 걸 통제하고, 너희의 논리대로 세상을 바꾸는 거야?”
에녹은 한순간 말을 멈췄다. 키리엘의 질문은 그의 신념을 흔드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세상은 더 이상 너희의 비논리적인 방식에 의존할 수 없어. 우리는 진보해야 해.”
둘의 말싸움은 결국 마법과 기계의 충돌로 이어졌다. 키리엘은 숲의 자연을 움직여 에녹을 공격했고, 에녹은 자신의 방어 드론들을 통해 그녀의 공격을 막아냈다. 숲의 나무들이 흔들리고, 땅이 진동했다. 그러나 싸움은 끝내 결판이 나지 않았다.
숲 속의 유적 발견
그들이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도중, 땅이 갑자기 갈라지며 둘은 깊은 지하로 떨어졌다. 그곳은 오래된 고대 문명의 유적이었다. 벽에는 기계와 마법이 조화를 이루던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에녹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이게… 진짜로 존재했다니.”
키리엘도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벽에 새겨진 마법 기호와 과학적 설계도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여긴… 마법과 과학이 함께 존재했던 곳이야.”
둘은 적대감을 잠시 접어두고 유적을 탐험하기로 했다. 유적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구체가 있었다. 그것은 마법과 과학의 힘이 융합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었다. 키리엘은 구체에 손을 뻗으며 속삭였다.
“이것이 균형의 힘인가…?”
하지만 에녹은 그런 그녀를 막아서며 경고했다.
“손대지 마! 이건 우리가 모르는 기술이야. 위험할 수도 있다고.”
의문의 존재
구체가 갑자기 반응하며 밝은 빛을 발산했다. 그 빛 속에서 인간의 형상을 한 인공지능 "아라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라크스는 오래전 이 유적을 만든 고대 문명을 통제하던 존재였다.
“마법과 과학의 유산을 발견한 자들이여, 너희는 내 심판을 받을 것이다.” 아라크스의 목소리는 기계적이면서도 기묘하게 따뜻했다.
키리엘과 에녹은 그 목소리에 당황했다. 키리엘이 물었다.
“넌 누구지? 이곳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아라크스는 대답했다.
“나는 과거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존재였다. 하지만 인간은 항상 균형을 깨뜨렸다. 이제 나는 너희의 시대를 심판할 것이다.”
아라크스의 선언과 함께 유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키리엘과 에녹은 협력하여 탈출해야 했다. 키리엘은 마법으로 무너지는 돌을 막아냈고, 에녹은 자신의 기계를 사용해 안전한 길을 만들었다.
마무리: 새로운 갈등의 시작
탈출에 성공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묵묵히 숨을 골랐다. 하지만 둘의 신념은 여전히 충돌하고 있었다.
키리엘은 말했다.
“이제 네가 본 걸 알겠지? 마법과 과학은 서로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힘이야.”
에녹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조화란 환상일 뿐이야. 지금처럼 끝없이 충돌하다가 결국 하나가 다른 하나를 압도하게 될 뿐이지.”
그들의 대화는 더 이상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아라크스의 존재는 대륙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며 숲을 떠났지만, 앞으로 다시 만나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했다.